의원면직 후기 1, 2, 3부에 이은 4부다.
면직 이후의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면직 후 1달

 
면직하고 1달은 미친듯이 놀았다. 물론 미래가 막막했지만, 이 때라도 제대로 쉬어야 다음 일을 진행할 수 있다고 생각하여 즐기려고 했다.

일본 후쿠오카 여행
처음 해본 요리
강릉 여행

 


진로 고민

 
한창 재밌게 노는 와중에도 진로 고민은 여전히 있었다. 이제 뭐해먹고 살지? 머릿속이 복잡했다.
처음에는 스마트스토어가 핫하다며 퇴사하고 스마트스토어를 했다가 대박난 사례들을 보면서 나도 따라해봐야지 했다.
스마트스토어 유료 강의를 신청해서 들었는데, 듣자마자 아 이건 아니구나 싶었다^^;;
전혀 흥미가 가지 않았다.
 
그렇다면 내가 좋아하는 게 뭐가 있을까? 생각하다가 대학생 때 코딩을 배우고 싶어했던 기억이 났다.
내가 다닌 학교의 문헌정보학과에서는 데이터베이스 수업, 코딩 수업을 맛보기로 들을 수 있었다. 도서관학과 서지학을 배울 때는 재미가 없었고 성적도 잘 안나왔지만 DB, 코딩 수업은 매우 흥미로웠고 성적도 잘 나왔었다.
그때 컴퓨터공학과를 복수전공을 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지만 우리 학교는 문과는 서울에, 이과는 수원에 있는 학교였다. 수원까지는 도저히 다닐 수 없는 거리라서 결국 컴공 복전을 포기하게 되었다.

 
그렇게 코딩은 완전히 접어버리고 공무원에 합격해 재직중이던 당시, 어떤 간호직 공무원이 혼자서 코딩으로 공무원 업무 자동화 프로그램을 만든 것을 봤다. 그분이 너무너무 멋있었고 잊었던 코딩이 다시 생각났다. 하지만 문과인데다가 전공자도 아닌 내가 이제와서 무슨 코딩이냐 생각하며 계속 마음을 부정했다.
 
면직하고 푹 쉬는 기간에 코딩이 다시 생각이 났고, 내가 개발자가 될 수 있을까 알아보다가 개발자를 양성하는 국비 지원 교육 수업이 많이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실업자라 돈도 많이 없었고 부트캠프는 가격이 부담돼서 결국 국비 교육을 듣기로 결심했다.
 


코딩 공부를 시작하다

 
한 달이라는 휴식 기간을 가지고, 12월 중순부터 공부를 시작했다.
우선 취준에 토익 점수가 필요할 것 같아서 급하게 토익 점수를 취득했다.

5일 공부하고 나온 성적!! 나쁘지 않다 헤헷

 
그리고 유튜브에 생활코딩이 비전공자에게는 가뭄의 단비 같은 영상이라며 필수 시청이라길래 바로 들었다.
생활코딩을 통해 HTML, CSS, JavaScript를  처음 접했고 너무너무 재밌게 들었다.
이때부터 이 블로그를 시작하면서 학습한 내용을 블로그에 정리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왠지 CSS는 관심이 가지 않았다. 디자인적인 측면보다는 서버 측면에서 코딩을 하고 싶었다.
그래서 자바를 한번 공부해보자 하고 인프런 김영한 선생님의 자바 입문 강의를 약 2주에 걸쳐 완강했다. 자바까지 들은 결과, 자바가 제일 재밌는 것 같아서 백엔드 개발자가 되고 싶다는 결론을 내렸다.
 

멀티캠퍼스 백엔드 개발 국비지원교육을 신청하다

 
국비 교육을 듣기로 마음 먹고 이거저거 찾아본 결과 멀티캠퍼스가 삼성 계열사로부터 지원을 받고, 싸피의 강사들중 일부가 멀티캠퍼스에서 수업을 한다는 정보를 보고 멀티캠퍼스에 지원하기로 결심했다.
 
국비 지원 수업이기 때문에 경쟁률은 거의 없는 듯했고, 백엔드 개발자 21회차에 합격해서 2024년 1월 15일부터 수업을 듣게 됐다.
 
국비 수업이 진도를 엄청 빨리 나가서 노베이스는 힘들 수도 있다기에 수업이 시작되기 전까지 최대한 예습을 했다. 김영한 쌤의 자바 인강을 제일 열심히 들었고 도움이 많이 됐다. 갓영한쌤♥ ♥
자바 입문편을 완강하고, 기초편은 40% 정도 듣다가 멀티캠퍼스 교육이 시작되었다.
 


지금까지 느낀 점

 
지난 주 월요일, 멀티캠퍼스 수업이 개강했다. 첫 주는 HTML, CSS, JavaScript를 배웠다. 생활코딩을 열심히 들은 덕분에 어렵지 않게 따라갈 수 있었다.
 
이번 주부터는 본격적으로 Java를 시작했다. 아직까지는 공부했던 내용들이라 크게 힘들거나 하지는 않은데, 이제 뒤로 갈수록 모르는 개념들만 나올 거라 걱정이 되긴 한다.
 
그렇지만 보조강사님이 하신 말씀이 있다.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

 
그렇다. 중꺾마다.
내가 비전공자이면 뭐 어쩔티비. 남들보다 배로 공부해서 전공자를 따라잡으면 그거 만큼 짜릿한 게 없을 거다.
물론 체감상 이 수업에 전공자들 비중이 높고 다들 너무 코드를 빨리빨리 잘 짜서 올리는 걸 보면 마음이 조급해진다.
그럴 때마다 중꺾마를 외치자! 백엔드 개발자로 좋은 회사에 취업하는 것이 나의 가장 큰 꿈이 되었으니 열심히 해보자.
 
 
아침 9시부터 저녁 6시까지 수업을 듣고 체력 보충을 위해 저녁에는 운동을 가고 돌아와서는 새벽까지 복습을 하고...
이게 내 루틴이 되었다. 내 생에 이만큼 오래 공부해본 적이 없다.
 
그러나 공무원을 할 때보다 지금이 훨씬 행복한 것은 자부할 수 있다. 코딩이 어렵지만 넘넘 재미있고, 열심히 하는 동기들을 보며 자극을 받는다. 해결되지 않던 오류가 팍 해결되면서 내가 원하는 결과를 컴퓨터 창으로 보는 순간만큼 짜릿한 게 없다. 6월 초까지 국비 수업이 진행되는데, 지치지 않게 페이스를 잘 유지하는 게 중요하겠다.
 


마치면서

 
이 글은 공무원을 무작정 까고, 개발자를 찬양하는 글이 절대 아니다.
사람마다 자기에게 맞는 일이 있다고 생각한다. 공무원은 장점도 정말 많은 직업이다. 단지 나에게 맞지 않았던 것뿐이다.
내 친한 공무원 동기들 중에는 공무원이 적성에 잘 맞아서 만족하면서 다니는 동기들도 있다.
그들을 보면서 나도 내게 맞는 일이 있을 거라는 희망을 품게 되었고, 그렇게 개발자를 제 2의 목표로 삼게 되었다.
 
개발자가 진짜 내 업일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지금까지는 공무원보다는 잘 맞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도 계속 이 블로그에 코딩 공부한 내용을 기록하면서 성실하게 공부할 것이다.
 
공무원 의원면직 후기는 여기서 마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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