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면직 후기 1부에 이어 2부를 작성하고자 한다.
1부는 여기에...
2024.01.25 - 공무원 의원면직 후기(1)

공무원 의원면직 후기(1)

의원면직한 지 2개월 정도 지나고 쓰는 후기 공무원 합격 2021년 여름, 지방직 공무원에 합격했다. 공부 기간은 1년이었고, 열심히 공부한 결과 초시에 좋은 성적으로 합격할 수 있었다. 공무원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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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아실현 욕구

 

지극히 개인적인 나의 면직 Story

 
앞서 작성했던 단점들 때문에 정말 수도 없이 면직을 고민했다. 그럼에도 공무원은 좋은 점도 많이 있어서 좋은 것만 보고 버티자는 마음으로 다녔다. 게다가 동기 모임을 나간 뒤로 타 직렬 동기들과 친해지고 어울려 다니면서 이 조직에 소속감이 생기기 시작했다. 그렇게 적응하고 나름 만족하면서 다니고 있었는데 사건이 생겼다.
 
2023년 1월, 인사 이동으로 도서관 팀장님이 바뀌었다. 이전 팀장님은 행정직이어서 도서관에 대해 잘 모르셨다. 그래서 내가 하는 일에 큰 관여를 안하셨고, 기존에 하던 대로만 일을 해도 결재를 잘 해주시고 아무 문제 없었다.
그런데 새로 오신 팀장님은 사서직인데다가 일에 대한 열정이 넘치셔서 기존의 도서관 시스템을 싹 갈아 엎으려고 하셨다. 내 업무도 바뀌게 되면서 기존에 하던 업무에 플러스로 새로운 업무를 지시하셨다. 이게 절대 나쁘다는 건 아니다. 오히려 더 발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좋은 팀장님일 수 있다. 그러나 사서라는 직업에 정말 1도 관심이 없던 나에게는 최악의 팀장님이었다ㅠㅠ

 
 
나는 학창시절에 내가 좋아하는 과목만 죽어라 파고들고, 관심없는 과목은 아예 거들떠도 안 보는 타입이었다. 좋아하는 과목은 1, 2등급이 나오고 그렇지 않은 과목은 4, 5등급이 나올 정도로 간극이 심했다.
그런 나에게 도서관 업무는 후자에 해당했다. 관심이 없어서 거들떠도 보고 싶지 않은 업무.
내가 왜 여기서 이 일을 하고 있지? 라는 의문이 들었다. 자기 만족이 전혀 되지 않았다.
 
혹자는 내게 말한다. 어차피 어딜 가나 똑같다고. 좋아서 그 일을 하는 사람은 없다고. 그냥 일은 돈을 버는 수단에 불과할 뿐 배부른 소리하는 거라고 말한다.
 
그러나 나는 사회 시간에 배운 매슬로우 욕구 5단계가 떠올랐다.

 
나는 자아실현 욕구가 강한 사람이다. 그런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일을 통해서 자아실현 욕구가 충족되지 않으니까 불행했던 것이다. 하지만 그 때 당시에는 자꾸 새로운 업무를 던져주는 팀장님이 원망스럽기만 했고, 이런 생각까지는 미처 하지 못했다.
 
혼자 끙끙 앓으면서 다니다가 결국 불면증과 우울증에 심하게 와서 정신과에 가는 지경까지 이르렀다. 의사와 상담한 결과 조금 쉬는 게 좋겠다며 진단서를 써줄 테니 몇 개월만 쉬다가 복직하라고 하셨다. 그렇게 도서관에서 근무한 지 약 1년 5개월 만에 병가를 내고, 질병휴직까지 연장해서 쉬게 되었다.
 


3부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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